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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과학_심리

의미전달 매체로서의 디자인

by kendoo 2020. 3. 17.

구조주의(Structuralism)에 의해 제공된 철학적 통찰은 세계에 대한 우리의 지각에 있어 말과 시각 언어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에 충분했다. 기호(Sign)를 시니피앙(signifiant/말로 들려진 유의미한 소리)와 시니피에(signifié/전달되는 말에 담긴 관념적 내용 또는 의미)로 구분한 스위스의 기호학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의 '언어 기호론'과 오스트리아 철학자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Ludwig Wittgenstein)의 '언어 분석 철학'의 개별 탐구는 우리가 언어를 통해 세계를 경험하고 문화적 개념을 형성한다는 기호학(Semiotics)이라는 독립된 학문을 형성시켰다.

 

그들은 윤리학 또는 미학을 포함하는 고전적인 철학적 명제들 또는 개념들을 분석하는 대신에 표현된 언어를 분석함으로써 그들이 강조하는 성격과 심리적 편견들을 탐구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들의 일련의 작업들은 매우 의미가 있었으며 현대 문화에 대한 사고의 전개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중요한 역할을 예고했던 것이다. 이는 현대 사회가 정치나 기술에 앞서 대중 매체에 의해 지배되고 통제되어 가는 양상으로부터 파급된 직접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 사회 철학자 쟝 보드리야드(Jean Baudrillard)는 이에 대한 지적과 기호에 의해 변화된 사회적 지배 양상을 극명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보드리야드는 "인간의 투영적 공간들이 과거에는 물리적인 경관과 거울을 통해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TV, 스크린과 네트워크에 의해 대치되어졌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중 매체가 사회권력(정치적, 경제적)을 기호화된 채널들(제품, 광고, 패션, 오락, 스포츠 등과 같은 문화 상품들)로 분배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소비 유형과 패턴을 변화 시킨다는 것이다.

 

보드리야드의 '상품(Commodity)'으로서 기호에 대한 비평은 현대 사회의 소비 유형과 패턴을 이해하는데 핵심적인 내용을 제공한다. 1960년대 이래 출판된 일련의 글들을 통해 보드리야드는 사회 관계가 더 이상 마르크스적인 생산의 에토스(ēthos/정신)에 의해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이데올로기(또는 지배 이데올로기로서의 소비)에 의해 그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적인 것과 경제적인 것 사이의 마르크스적인 대립 관계를 서술하면서 그는 문화적인 것이 "상품화(Commodification)"로, 경제적인 것이 "상징화(Symbolization)"로 바뀌어 질 것이라 예측했다.  

 

상품화된 기호의 생산 양식은 궁긍적으로 상품의 판매와 소비에 있어 교환적 가치의 의미를 지니게 되고 이러한 의미는 강력한 가치를 갖게 된다. 문화비평가 하우크(W.F. Haug)는 교환 가치를 상품이 구매자에게 제시하는 대상적 의미에 기초한다고 했으며, 달리 말해 소비자에게 있어 구매 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사용 가치 자체가 아니라 소비자가 갖는 '사용 가치에 대한 주관적 기대', 에 따른 교환 가치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하우크는 마르크스가 '자본론'에서 간과했던 '상품의 가치를 소유자에게 실재로 존재하게 된 후에야 비로소 낯선 상품의 사용 가치가 실현될 수 있다'고 언급했으며 이는 소비자에게 있어 자신의 삶의 계획뿐만 아니라 상이한 욕구, 개인에게 있어 정체성 등의 동기 유발이 있기 전까지 어떠한 사용 가치에 대한 주관적 기대감이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상품 가치의 상호 작용을 하우크는 "상품 미학(Commodity Aesthethics)"이라 정의했으며 인간의 상징적 미적 행위를 조직하고 자기 정체성을 실제로 가상화함으로써 정체성과 삶의 보람을 추구하는데 이 상품 미학이 영향을 미치는 것을 상품 미학의 문화적 효과라 했던 것이다.

이러한 기호화된 상품의 교환 가치적 의미는 결국 소비의 나르시스적 측면을 강화시킴으로서 상품의 물질적 욕구를 조장하고 소비자에게 가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 하우크와 보드리야드에 의해 똑같이 지적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호학적 분석에 대해 시각 예술 영역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기존 미술의 형식과 언어를 부정했던 팝 아트(Pop Art)의 출현으로 뒤따라오는 1960년대 미술가들과 미술 비평가들에 의해서였다. 특히 '개념 미술가'들은 이전의 미술의 범주 바깥에 있었던 형식주의 비평이 통하지 않는 매스 미디어, 구조 인류학 그리고 기타 다른 원리들의 암호체계들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이에 기호학은 작가들을 위한 분석적 도구를 제공하였고, 예를 들면 롤랑바르트는 사진과 패션을 분석하고 현상과 의미를 해석하고자 기호학을 사용했다.

 

개념 미술가 조셉 코수스(Joseph Kosuth)의 설치 작품인 "한 개와 세 개의 의자들"은 의미와 성격상 일종의 기호학적 접근을 예시한다. 나무로 만들어진 의자, 그 의자의 실물 크기의 사진 그리고 그 의자에 대한 사전적 정의로 구성된다. 코수스는 진짜 의자에 대한 관람자의 지각을 대치하는 것으로 의자의 사진을 제공함으로써 이러한 개념을 부여했다. 여기서 의미작용은 코수스와 같이 기호와 의미 사이의 일대일의 지시 대상적 관계를 형성하지만 또 다른 맥락에서 의미는 그 자체가 해체됨을 통해 파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 쥬디스 베리(Judith Barry), 빅터 버진(Victor Burgin), 메리 켈리(Mary Kelly)와 같은 작가들은 매스 미디어와 기호 체계들에 의해 의사 소통되고 강화되는 성별과 권력에 관한 사회적 고정 관념들, 신화와 진부함을 해체하였다. 여기서 해체는 텍스트(또는 미술작품)의 명백한 내용과 그것이 나오는 시각적, 문화적 또는 언어적 한계의 체계 사이의 불일치에 의해 파생된 잠재적 의미의 다양성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기호학으로부터 파생된 분석적 성격을 취하고 있지만 그것의 철학적 잠재성은 기호학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다.

 

이 같은 기호학은 모든 시각 커뮤니케이션과 제품 디자인을 포함해 가장 보편적인 기호들의 체계인 언어 자체로 기호의 사용을 요구하고 문화적 기호로서의 디자인을 인식하도록 이끌었다. 이 같은 일련의 기호학적 이슈들이 디자이너들을 기호 생산자(Sign Producer) 또는 인공물 문화의 주된 해석가(Interpreter)로 인식하게 이끌고 만들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디자이너들은 언어가 문화 내에서 수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떤 인공물 또는 제품의 선택이 창의적이고 표현적인 행위가 되었음을 통해 시각적 의사 소통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이때 인공물은 의미 생성의 매체로 작용하며 여기에 선택된 어휘가 반드시 '새롭고 순수한'은 필요가 없다는 것과 그것이 이전 시대의 시각 어휘에서 차용된 것일지라도 새로운 정황 관계속에서 생성되는 의미가 보다 더 중요하기 떄문이다. 시간의 지나고, 그리고 새로운 문화적 정황 관계에서 이전의 아이디어들이 취하는 상이한 의미, 이로 인해 파생되는 많은 인공물들 속에서 풍요함이 발견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디자인에서의 이미지 차용은 동시대의 문제를 풀기 위해 '새로운' 언어만을 추구했던 모더니스트들의 아이디어와는 본질적으로 구별되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오늘날의 디자인은 제품 또는 상품의 가치를 부여하고 의미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매체로서 역할이 높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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