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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여행_문화

팝아트와 디자인

by kendoo 2020. 1. 30.

오늘날의 키치는 일상적으로 접하는 광고와 같이 대중들의 삶에 직접 관여하는 영역을 넘어서 순수예술(회화, 조각 등) 영역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적용되고 있다. 키치적인 예술은 원래 고상한 소위 '뮤지엄 또는 전통적인' 예술이 추구했던 것과는 달리 대중의 삶에서 보여지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함으로써 '삶과 같은 예술(Life-like Art)'을 추구하는 것이며 이러한 현실의 예술이 반영되어 명확하게 드러나는 것이 1960년대 이르러 시작된 '팝아트(Pop Art)' 이다.

 

'팝아트(Pop Art)'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속의 산물들 속에서 독창성을 만들어 냈을뿐만 아니라 이전의 전통적인 예술(미술)의 경계를 넘어 극단적인 입장을 취하기 시작했다. 예술은 이제 일상적으로 구할 수 있는, 대중들의 삶의 기반으로부터 값싸게 폐기할만한 것으로 여겨지는 광고전단, 만화책, 라벨, 깡통, 영화 스타들과 같은 대량 소비 문화의 요소 또는 이미지들로부터 시작되었다. 이로 인해 사람들(대중들)은 대중 문화로 경시되었던 키치에도 매우 멋지고 아름다운 것들이 존재하며 예술적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알기 시작했던 것이다.

 

팝아트의 통속성은 기존 현대 예술이 갖고 있던 사회적 인식과는 크게 차이가 있으며 구분되며, 20세기 초 아방가르드 모더니스트들 역시 저급 문화의 요소를 자신들의 작품에 끌어들여 사용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가 소위 고급 예술 범주에 속하는 피카소, 브라크, 뒤썅, 미로, 에른스트, 마그리뜨, 로드쳉코 등과 같은 예술가들은 일찍이 신문 광고, 빌보드, 카탈로그, 만화 또는 낙서된 벽화 등 거리의 하잖은 것들을 아방가르드이 실험을 위해 사용함으로써 '저급'한 것을 '고급' 예술의 형식으로 변형시켰던 것으로 아방가르드 모던 예술은 저급 문화의 통속성을 상당 부분 '아래에서 위로' 끌어 올리는 과정에서 획득되었던 것이다.

 

리차드 해밀턴 (오늘 가정을 그토록 색다르고 멋지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오늘 집을 그렇게 다르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달리말해 저급한 것을 고급이라는 프레임으로 탈바꿈시켜 대중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이것도 충분히 가치 있는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팝아트'가 보여 주었던 것이다. 따라서 팝아트는 예술의 기반을 대중 문화의 내부에서 시작하고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예술 역사의 큰 전환점이자 소득이라고 할 수 있다. 최초의 팝아티스트로 기록된 리차드 해밀톤(Richard Hamilton)은 전자회사 광고팀에서 근무하면서 쌓은 경험으로 이후 그의 예술세계에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일상적인 사물과 태도에서 서사적인 것을 찾아내 싸구려 광고 전단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제작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팝아트 작가인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itenstein)은 풍자화가, 만화가 또는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이미지 형식을 표현 기법으로 활용함으로써 일상 세계에 대한 우화적 지각을 고취시키고 내용보다는 형식 자체를 그대로 드러내는데 성공했다. 또한 대단히 상업적으로 성공한 앤디 워홀(Andy Whahol)은 코카콜라 병과 캠벨 수프 깡통, 마릴린 먼로의 일상적인 이미지를 캔버스 전체에 반복적으로 담아냄으로써 천박함과 반복, 단조로움, 권태감을 자아내는 '있는 그대로'의 세상 모든 사물들이 예술의 관점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던 것이다.

 

리히텐슈타인 (행복한 눈물/Head with Blue Shadow)

 

 

팝아트가 대중 문화 내에서 키치적 요소를 끌어들여 예술의 중심을 일상의 삶 속에 옮겨 놓은 방식은 엄밀히 말해 예술 내부에서만 일어난 현상이 아니였으며 디자인의 역사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19세기 중반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와 같은 초기 모더니스트들은 그들이 주장했던 '예술 민주화'이 이념과 달리 당시의 기계 생산의 윤리와 반대되는 수공예 방식으로 소수를 위한 시장에 맞는 사물을 만들어냄으로서 대중적 삶과의 거리를 유지했다.

 

또한 20세기 기능주의를 정초시킨 독일 바우하우스의 이념은 모리스식의 기계에 대한 혐오감을 대량 생산을 위해 산업 구조와 일치되는 기능적 사물로 떨쳐버렸지만 그들의 시각에서 '대중들'은 '수정 또는 개량' 되어야 할 사회주의 개혁 운동의 대상에 불과했다. 사실 모던 디자인이 가졌던 대중과의 거리감은 실제 사물이 지니는 '사회적 기능'에 주목하기 보다는 단지 생산 방법의 합리성과 사회적 변화라는 정치적인 목적이 더 강했기 때문이다.

 

1950년대 말부터 1960년대에 이르러 모더니즘이 점차 아카데믹한 교육으로 변화됨에 따라 모던 디자인이 추구했던 개량주의를 거부하고 일상의 삶에 존재하던 키치문화를 미국을 중심으로 예술 전반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아방가르드 예술과 역사적인 장식, 대중 매체를 재결합시킴으로서 미국의 시장 윤리를 선택하고 모더니즘의 규범이 아닌 통속적인, 예를 들어 세계적인 디자이너이자 I♥NY 로고를 디자인 한 밀턴 글레이저(Milton Glaser)는 만화책부터 구성주의에 이르는 방법과 소재들을 차용해 자신만의 독특한 디자인 스타일로 변형시켰던 것이다. 그러나 글레이저의 디자인 스타일은 고급 문화의 박식한 일부 전문가들에 의해 가공되어야 할 표본으로 간주되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그의 많은 작품들이 국제적인 미술관의 영구 소장 작품으로 남아 있다.

 

밀턴 글레이저 (타임즈 표지디자인/포스터디자인)

 

이와 같이 예술과 디자인은 모두 대중 문화 내의 키치적인 요소를 끌어들이면서 고급 문화의 경계를 밀어냈다. 하지만 팝아트가 예술 시장에서 상업적으로 동화됨에 따라 자신들의 비평적 기능을 상실하고 고급 문화로 흡수되었던 모습이나 디자인 내에서도 저급 문화의 내용을 변형시켜 고급 문화에게 경제적 혜택과 원천을 제공하는 것을 보면 고급 문화와 저급 문화 사이의 관계는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임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정제되고 품위있는 모습이 좋은 취향의 디자인에 필수적인 것과 마찬가지로, 키치는 대중적 취향과 심리가 현대 산업 사회에 직면하는 생생한 태도와 산물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러한 의미에서 키치는 쉽게 단정짓고 파기할 수 없는 대중 문화의 중요한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문화 내에 만연된 키치적 속성은 디자인이 반영해야할 문화적 의미뿐만 아니라 표현이라는 측면에서 미적 범주를 확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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