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시계는 몇대를 이어서 가업으로 물려받아 장인의 수작업으로 만든 장인정신과 기술의 결합체로 시계를 만드는 전 공정이 평균 일년 넘게 걸렸으며 한사람이 하루에 만드 양도 2~3개에 불과했다. 그만큼 최고의 품질과 가치를 지닌 제품을 만들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1930년대 세계적으로 대대적인 공업화로 세계 시계산업도 대규모 생산시설을 갖추고 대량 생산에 돌입하는 체제가 시작되었지만 그 시기 스위스 시계산업은 작은 마을 단위의 영세 공장 수준이었고 가족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경영도 전근대적인 방식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스위스 시계회사들은 자발적인 연합공동체를 만들기 시작했고 1930년 오메가와 티쏘를 중심으로 시계산업 스위스협회(SSIH)를 설립하였으며 1931년 세르티나와 론진을 포함한 여러 시계 제조업체가 스위스 시계연합(ASUAG)을 창립했다. 스위스 시계 제조회사들은 연합체 구성으로 몸집을 키워 살아남았으며 이후 스위스 시계산업은 "정밀하다"= "스위스 시계"라는 브랜드 신뢰와 더불어 1970년대까지 수십년간 세계적으로 입지를 다지며 아성을 구축했다. 그러나 스위스 시계산업이 1970년대 들어서면서 커다란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는데 일본에서 개발한 쿼츠식 전자시계의 등장으로 기계식인 스위스 시계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시계를 구동하는 방식은 기계식과 쿼츠식 두가지로 나뉘는데 기계식은 전통적으로 태엽으로 작동하고 새로 등장한 쿼츠식은 전지로 작동하는 방식이다. 쿼츠식은 가격이 저렴하면서 기계식보다 더 정확했으며 일본 시계회사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여 가고 있는 상황에 이어진 디지털 기술의 등장으로 쿼츠와 디지털의 결합으로 대량생산이 쉬워지면서 하루 아침에 스위스 시계는 구식이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렸다.
이에 따라 스위스 은행은 1979년 자국내 파산직전의 가장 큰 시계 생산업체인 ASUAG, SSIH와 함께 기업컨설던트 니콜라스 하이에크(Nicholas G.Hayek)에게 분석을 외뢰하였고 "분석결과 다행인점은 전 세계 소비자들은 스위스 시계가 일본 및 다른 나라 제품보다 더 좋으며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에 하이에크 결론은 시계산업에서 저, 중, 고가 3가지 제품군으로 구분하고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저가 제품의 공략과 값이 싸면서 갖고 싶을만큼 매력적인 디자인과 가벼운 플라스틱 소재의 시계가 필요하다고 설득하였으나 스위스 시계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버릴수 없다는 업계의 자존심으로 보고서 결과가 묵살되자 하이에크는 객관적 데이터가 입증하는 스위스 시계 브랜드에 대한 확신으로 직접 경영권을 장악했다.
하이에크는 단순하고 혁신적인 방법과 발상으로 스위스시계는 고가에 무겁고 차가운 무채색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릴수 있도록 화려한 색상을 갖고 있는 가벼운 플라스틱 소재와 현대적인 디자인이 적용된 스와치(Swatch)로 전세계 시장의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스와치(Swatch)의 브랜드 네임은 스위스 시계의 고급스러운 명성을 이어간다는 의미의 스위스와 시계의 합성어로(Swiss+watch) 개발하였다. 스와치는 스위스 시계산업에서 가격뿐만 아니라 기존 시계 제작에 필요한 100여개의 부품을 50여개로 줄여 제조 방법에서도 혁신을 이루어냈으며 정밀과 신뢰라는 스위스 시계의 이미지를 상징하기 위해 아날로그처럼 바늘을 유지하고자 엄청난 투자를 바탕으로 정밀공학과 몰딩공정을 개발, 제조 공정도 완전한 자동화로 새롭게 바꿔나갔다. 또한 시계 유리를 포함한 모든 부품의 접합은 미세나사가 아닌 초음파로 이루어져 결과적으로 스와치는 수리가 불가능한 시계가 되었지만 스와치는 이를 차별화 시키는 새로운 마케팅 포인트로 소비자를 공략했다. 즉 소비자 입장에서 수리하는것보다 새로 구입하는게 더 저렴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스와치는 시계 산업의 혁신과 더불어 개인 감성을 자극하는 컨셉 "패션"을 도입했다. "패션"은 유행을 창조하고 소비자들의 기호를 앞서서 파악하며 선도하는 산업이다. 스와치 등장 이전의 시계는 정밀공학의 제품으로 높은 가격과 평생 소유하는 물건이었으며 심지어 후손에게 물려주는 유산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하이에크는 시계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고 시계에 "패션"을 결합, 개인의 감성과 취향에 따라 언제든지 다양하게 스타일을 바꿀수 있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인식시켜 의류나 악세사리처럼 짦은 주기의 구매가 일어나도록 한 결과 스와치는 판매속도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스와치의 등장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방식과 혁신적인 공정으로 제품의 질과 가격경쟁력이라는 모순을 동시에 해결했으며 스위스 시계의 고급이미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기술력을 더 높이는 신기술로 스위스 시계산업을 기사회생 시켰다.
스와치가 등장한 1970~80년대에는 거듭되는 시계산업의 기술 발전으로 가격이 더욱 저렴해지면서 시계가 일상적인 생활용품이 되었다. 대량생산과 저가 경쟁으로 세계 시장은 이미 포화가 되었으며 단순히 가격경쟁력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의미였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스와치의 창업자 하이에크는 시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바꾸었다.
평균 하루 12시간 이상 시계를 착용하는 사람의 시간은 지극히 개인적인것으로 시계도 패션과 같이 자신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하나의 가치가 되어야 한다는 개념을 도입했다. "스와치는 시계 이상의 가치 즉, 개인을 표현하는 패션이다."는 전략으로 개인 감성을 자극하고 다가가는 브랜드로 전환했다.
스와치는 패션브랜드와 동일한 방식으로 일년에 두번 그해 유행과 감성에 맞춘 디자인으로 시즌별 신제품 컬렉션을 발표 했고 한번 출시된 제품은 다시 출시하지 않았다. 이 전략으로 소비자들은 일년에 두번 새로운 시계가 등장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구매할 수 없다는 이유로 열광했고 동시에 희소가치를 높이는 효과와 더불어 스와치 아이템들을 수집하는 컬렉터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결과는 스와치를 "저렴하면서 패셔너블한 디자인을 한정된 기간에만 판매되는 상품"이라는 또 하나의 브랜드 특성과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1980년대 중반부터는 전 세계 여러 장르의 유명한 작가들이 참여하는 한정된 수량의 스페셜 아티스트 에디션을 발표하면서 "스와치를 구입하는것은 곧 작가의 작품을 소유하는것"으로 인식시켰으며 대표적인 작가로는 미국의 팝아트 작가 키스해링, 비디오 아트 작가 백남준, 패션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 등이 있다.
전 세계 소비자들은 스와치의 혁신적인 전략에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신제품 구매를 위한 매장에서 줄서기, 다양한 스와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클럽, 스와치를 소개하는 잡지, 스와치 제품 이력을 쫓는 수집가 등이 생겨나면서 스와치는 더 이상 시계가 아닌 개인의 취향과 감성을 표출하는 패션이자 감각과 개성을 드러내는 디자인이었다. 한마디로 스와치 문화가 생겨난 것이다.
시계는 정확하고 일정하며 무미건조한 지극히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신뢰할 수 있지만 융통성이 없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어찌보면 감성과는 전혀 관계없는 존재를 스와치는 발상의 전환으로 시간에 감성을 부여하여 시간이란 개인적이며 각자 고유한 것이라는 개념을 생성했고 계절에 따라 다른 이야기에 맞춰 형태도 다르게 연출했으며 다양한 모습으로 개인적인 시간에 스토리를 부여하였다. 얼마든지 시계라는 기계를 통해 자신만의 고유한 시간을 감성적으로 느낄수 있다는 점을 영리하게 파악한 최초의 시계라고 할 수 있다.
1979년 스위스 시계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탄생한 스와치(Swatch)는 오늘날에도 전 세계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는 브랜드이다. 스와치는 디지털적인 정확함을 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시대에 맞는 기술은 수용하면서도 아날로그 감성 디자인을 유지, 인간의 감성과 창의성을 자극하는 매개체 역할이 지속적으로 우리가 스와치에 대해 열광하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브랜드&로고, 패키지, 카탈로그, 브로슈어, 리플렛, 그래픽 디자인 등 시각디자인 업무가 필요하면 산업디자인전문회사
디자인 켄 홈페이지를 방문하고 상담하면 해결됩니다. Homepage : www.designken.co.kr
'디자인&기업_마케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울릉군 공동브랜드&패키지 개발 1 (0) | 2019.12.26 |
---|---|
인텔의 브랜드 마케팅 전략 (0) | 2019.12.23 |
마케팅과 광고 커뮤니케이션 (0) | 2019.12.20 |
BMW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 (0) | 2019.12.18 |
브랜드 이미지 마케팅 (0) | 2019.12.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