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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야기하다

포스트모던 디자인의 시작 멤피스

by kendoo 2020. 3. 10.

1970년대 말 이래 특히 산업디자이너들에 의해 제기된 인위적으로 제한되고 획일적인 디자인 언어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은 디자인의 표현을 해방시키고자 하는 작업으로 이끌었다. 이들 산업디자이너들에 의한 집단적인 반발은 에토레 소트사스(Ettore Sottsass)를 주축으로 시작된 멤피스(Memphis) 그룹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이들의 최초 공식적인 모습은 밀라노 가구 전람회가 개최중이던 1981년 가을에 일반에 공개되었다.

 

멤피스 디자인은 현대의 사회적 규범에 가려져 있던 인간 생활 환경의 사적인 측면을 재발견했다는데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멤피스 디자인이 불러 일으킨 파급 효과는 1910년대 미술에 있어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 등에 의한 다다이즘(Dadaism)에 필적할 만한 결과를 가져 왔던 것이다. 멤피스 디자인의 의미는 단지 오브제 자체에 대한 것 이상으로, 인간의 삶에 있어 시적인 존재성과 그에 대한 예측 불허의 은유는 사회의 규범 체계와 그 체계들이 의존하는 권력 구조체들에 대한 혹독한 비평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뒤샹이 1917년 기존 제도권 미술에 찬물을 끼얹기 위해 화장실의 소변기를 "샘(Fountain)"이라는 이름으로 화랑에 갖다 놓았을 때 일어난 상황과 같은 것이다.

 

뒤샹의 "샘"을 보고 그 당시 미술계에서는 그것을 예술 개념의 확대로 볼 것인지 아니면 그저 헤프닝인지에 대해 논란이 있었지만 뒤샹의 관점에서는 그저 '엿이나 먹어라!'식의 냉소적인 의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였던 것이다. 그러나 뒤샹식의 신랄한 냉소적 비평은 멤피스에 있어서는 해학적 허무주의로 전개되며 멤피스 디자인 전체를 성격화하는 밝은 색과 밀집된 패턴들의 과잉적 모습은 마치 어릿 광대의 웃음 뒤에 남겨진 오늘날 세계의 어두운 모습을 비꼬는 듯한 의미로 보여진다.

 

최초의 멤피스에 대한 반응은 시끌벅적한 소요에 비해 비교적 잠잠했지만 그 여파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그들에 대한 논란은 마치 뒤샹에 대한 미술계의 반응과 같이 점차 제기되기 시작했으며 '저런 것도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는가?', '도대체 저것들은 무엇을 위한 디자인인가? 등의 비평이 나타났다. 그러나 멤피스 디자인들은 기존 디자인의 관점에서 볼 때 비실용적인 것으로 전달될지 모른다. 이와 함께 그것들의 특이한 형태적 모습은 우리로 하여금 편안함과 기능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견해를 수정하게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멤피스 디자인들이 결코 의도적으로 또는 지독하게 불편하거나 가구가 어때야 하는가에 대한 우리의 기대에 대해 전혀 이유없는 반항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그것들은 마치 디자인 전문잡지에 소개되는 것처럼 잘 정돈되어 아무도 사람이 살 것 같지 않은 허식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실내 공간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어떻게 사물들과 상호 작용하는지를 보다 면밀하게 살필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멤피스 그룹이 취한 가구의 새로운 해석은 그것이 단순히 앉고 눕는 물리적 기능의 수행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변화하고 변경되는 공간을 정의하기 위한 공간적 구성 요소일 뿐만 아니라 개인의 자기 정체성을 확인시켜주는 매체일수도 있다는 데 있다. 이것은 모던디자인이 이전 역사와의 단절을 표명한 이래 오랫동안 디자인의 역사에서 잠재했던 해석이었다.

 

가구라는 인공물이 물리적 기능에서 비롯된 사용 가치 이외에 사용하는 사람이 가구를 통해 자기 자신과의 경험적 관계에서 비롯된 상징성을(주로 심리적인 것, 저 가구는 나의 공간에 어울린다거나 저기에 앉으면 누구와 같아진다는 공상적 기대감 등) 발견했을때 비로소 교환 가치를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서구 사회가 만들어 온 문화사를 권위주의적 지배 이데올로기로부터 인간다운 개인의 발견으로 지향한다는 점에서 인간은 자신의 사적인 경험을 가구와 조명 등과 같은 산업 제품을 통해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야 말로 개인의 삶의 역사라는 측면에서 볼 때 상당한 의미있는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멤피스 그룹과 같이 디자인의 표현을 해방시키면서 일상적 삶의 은유적 체계로서 뿐만 아니라 서정적인 페이소스(Pathos)를 가져다 주는 즐거움의 근원으로서 디자인을 설정하고자 한 디자이너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서로 다른 근원들로부터 나온 영향력들이 작용했는데, 그것들은 철학적, 문화적, 그리고 테크놀로지적인 것들이었다. 디자인의 변화는 바로 이러한 영향력으로부터 새롭게 재편성된 인식에 기반한 것으로, 그것들은 모두 새로운 디자인 사고와 창의적 형태를 만들어 냈으며 이는 모던 운동이 설정했던 전통적 권위로부터의 이탈이 가져온 직접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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