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가을이면 떠오르는 추억이 있습니다. 2017년 늦은 가을 와이프가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에 여행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저렴한 비용으로 우리 가족은 청송군으로 1박2일 가을 여행을 떠났습니다. 이전에도 같은 프로그램으로 안동을 다녀온적이 있었는데 여행코스도 좋았지만 역사적으로 유명한 도산서원에 갔을때 해설사의 친절한 설명을 들었던 기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으며 아울러 숙소와 음식 모두 비용대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연유로 여행에 대한 신뢰는 있었지만 청송군에 대해 아는것이라고는 "청송교도소", "청송사과" 이정도였고 흔히말해 사람들이 국내 여행의 핫플레이스는 아닌 까닭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죠~~
그러나 처음 여행하는 청송은 내가 생각했던것 이상으로 놀라움과 즐거움을 주었고 매년 가을이면 "청송"이란 기억이 머리속에 떠오르고 있습니다.
청송여행의 첫번째는 군립청송야송미술관으로 일반적인 미술관으로 생각했던 나의 통념을 깨고 놀라움과 감동을 전달한 청송출신의 동양화가 야송 이원좌 선생님의 대표적 대작인 "청량대운도"를 전시하고 있었는데요~~
"청량대운도"는 가로 46m, 세로 6.7m로 한국화 사상 가장 큰 작품으로 1992년 4월부터 약 6개월에 걸쳐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2층에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있어서 촬영했지만 역시 대작을 화면에 전부 담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대작인 만큼 낙관도 특별한 방법으로 남기셨는데 본인의 손과 발, 얼굴에 인주를 묻히시고 찍으셨다고 합니다~
야송 선생님께서 "청량대운도"를 제작하게 된 배경으로는 서울 천도 600년인 1994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또한 "청량대운도"의 작업 전과정을 기록으로 남겨 전시했으니 함께 관람하시면 좋을듯하네요~~
대작을 완성하기까지 엄청난 고생과 노력 그리고 인내를 감당하신 야송 이원좌 선생님께 경의를 표하며 후대에 많은 감동과 놀라움을 선사하도록 작품 보관이 잘되었으면 합니다.
청송의 두번째는 "객주문학관"으로 보부상들을 중심으로 민중생활사를 생생히 그려낸 청송 출신 김주영작가의 대하소설 "객주"를 테마로 2014년 개관했으며 현재는 지역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으면서 많은 작가들을 입주해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을 한다고 합니다.
"객주문학관"의 1전시실은 김주영 작가의 개인 소장품, 제2전시실은 소설 "객주" 관련을 전시한 공간으로 가장 인상적이였던것은 직접 전국의 장터를 옛보부상이 다녔던 길과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가며 원고를 작성할때 철필로 깨알같이 썼다는 것과 소설에 쓰여진 토속어와 알기 어려운 우리말들이였습니다.
객주문학관도 해설사 안내로 관람했는데 김주영 작가가 소설 "객주"를 쓰기위해 1970년대 전국의 장터를 돌아다니다보니 간첩으로 오인받아 연행되기도 했고 글을 위해 단어 하나 찾는데도 몇일씩 걸렸다는 비하인드를 들었을때 얼마나 섬세하고 꼼꼼한 작가인지 세삼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2전시실은 소설 "객주"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실로 작품 관련 전시뿐만 아니라 보부상들의 활동이나 조선 후기 상업사를 엿볼 수 있는 조형물이 재현되어 있으며 지게, 저울, 멍석, 사발,목침, 저고리 등 보부상 도구부터 서민들의 생활상들도 함께 전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객주문학관 주변은 문화복합공간답게 꺠끗한 이미지와 일자로 뻗은 소나무 군락 풍경도 좋았던것도 기억합니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출발한 청송 여행 첫날 "군립청송야송미술관"과 "객주문학관"을 둘러보고 감동과 놀라움 그리고 청송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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