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시대 디자인의 가치와 역할

정보 기술의 발전과 거대 자본주의 중심 세계화, 지식기반경제 구축과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흐름 속에서 다른 산업분야와 마찬가지로 디자인 역시 의미와 목표, 역할, 사회, 문화 등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에 많은 사유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디자인은 아름다움과 유용성을 목적으로 공업이나 산업에서 계획하고 설계하는 과정을 말해왔으며 시각적인 부분에 국한되어 예술과 상업의 경계 선상에서 외형적 가치를 부가하는 기능적이란 편협한 시각으로 인식하고 있었던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디자인의 의미는 포괄적이고 복합적이면서 고정된 것이 아닌 계속 변화하는 개념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디자인을 포괄적이라는 개념으로 사회와 문화, 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어 그로 인해 영역 확장도 가능하다. 다만 디자인의 영역 확장은 단순히 언어의 사회성이나 역사성 어의(語義)의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디자인이 갖고 있는 창의성과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타 분야에 융합하여 사용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인의 개념과 목표는 새로운 시대적 변화와 상황에 따라서 달라져야 한다. 산업시대의 디자인은 기업과 물질의 소비를 촉진시키다는 측면에서 '물질적 가치의 효과적 표현'이 중요한 역할이었으며 조화로운 환경을 구현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정보 지식 사회와 경제가 진행되고 있는 현 시대의 디자인은 무엇보다 획일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조화로운 창조와 비전 제시'의 개념이 요구되며 지난 산업 시대의 디자인의 가치가 물질과 기능, 보편, 혁신에 바탕을 두었다면 정보 지식 시대에는 물질과 비물질, 기능과 의미, 변화와 지속이 공존하고 인간과 자연, 도구가 상호 융합되고 조화되는 개념이어야 할 것이며 디지털 기술을 포함한 모든 산업 발전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인간을 향하고 위한 것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전통적인 디자인의 대상은 하드웨어적이고 물질적인 가시적 제품에 국한되었으며 내용은 외형적이고 표면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정보 지식 시대와 함께 기존의 물질적이고 하드웨어적인 영역을 초월하는 비물질, 소프트웨어, 비가시적 가치 등이 사회의 주요 가치로 등장하면서 디자인 분야는 이들 가치를 디자인 영역으로 수용해야 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요구받고 있다. 이를 위해 디자인은 방향과 영역, 내용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의식전환을 바탕으로 앞으로 다가올 정보 지식 시대인 4차 산업 영역에서의 기회 확대와 커뮤니케이션 수단에 대해 디자인의 가치와 목적, 역할, 의미 창출에 관심을 갖어야 한다.

정보 지식 시대에서 디자인의 각 영역 시각, 제품, 공예 등과 인문, 공학 등 타 학문 분야와의 경계를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각 전문 영역의 학문이 존재하지만 정보화 된 디지털 시대에서는 영역 구분과 세분화 보다 필요한 또는 연계되는 영역과의 관계를 잘 융합시킬수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 예를 들면 디자인에서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전으로 전문적으로 분리되어 수행하던 제품디자인, 그에 따른 패키지, 홍보, 판매, 서비스까지 오늘날 통합 서비스디자인으로 이루어져 비용 절감과 퀄리티 높은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환경이 요구하는 디자이너는 해결해야 할 문제를 기획하고 전문 분야들을 통합하여 지휘하는 역할, 코디네이션하는 제너럴리스트이자 총괄 기획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디자인 주체는 디자이너였으며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의 선택권만 갖고 있었다. 그러나 디지털 환경으로 변화함에 따라 디자인의 주체에도 변화가 생겼으며 디지털 정보화 시대는 디자이너와 소비자 사이의 공간적, 시간적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했고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이라는 패러다임으로 발전하고 있다. 디지털 정보화 시대의 디자인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의 방향은 '주문형 특성화', '디지털화', '네트워크화'로 이 중에서 '주문형 특성화'는 사용자와 디자이너의 벽을 허무는 것을 의미한다. (앞 글 3차 산업혁명 참조) 물론 과거에도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 활동이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중요한 과정이었으며 요소였다. 그러나 사용자 참여 디자인 개념은 소비자의 의견을 디자이너가 수용해 제품 또는 서비스에 반영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가 직접 개선하고 새로운 용도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것, 즉 사용자의 의지를 제품 또는 서비스에 지속적으로 반영시킬 수 있는 것, 그런 가능성을 가진 유형 또는 무형의 제품 또는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것이다.

정보화 시대에 들어서면서 디자인의 가치를 보면 종래의 가치에 비해 보다 다양하고 개방적이며 유기적인 통합의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디자이너의 시야 확대와 더불어 경험을 통해 기회는 더욱 증대될 것으로 생각된다. 과거의 디자인은 외형적으로 잘 꾸며주고 포장해 주는 수준의 단편적인 기능에 머물렀지만 현재는 다양한 인위적 디자인 관련 가치를 종합하는 통합적 기획자이자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필요로 한다. 내용적으로는 의미 부여와 사용자 참여가 보다 확산될 것이고 다양한 분야와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이다. 협의의 가치적인 측면을 벗어나 종합적인 양상으로 확산될 것이며 이러한 가치들을 통해 디자인이 21세기 이후 미래까지 중심 가치가 될 수 있다면 첫 번째, 디자인이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적용되어야 하며 두 번째, 디자인 이론이 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첫 번째는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기업을 만족시키는 범위가 아닌 정치, 기술,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디자인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인식되어야 한다.

두 번째는 디자인 이론이 학문적 가치를 넘어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행동과 프로세스의 기반을 만들고 다양한 분야에서 만족할 수 있는 토대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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